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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및 칼럼

[칼럼] 폭설과 목소리

2010.01.05 / 프라나 칼럼

폭설과 목소리


어제 갑자기 내린 눈은 아침에 출근길을 포근하여 하여 주었다. 오랜 만에, 아니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눈이 순간에 서울에 내렸다고 한다. 하긴 내가 보아도 아침에 출근길에 내려진 눈을 보고 발목까지 빠지는 쌓인 눈에 외국 어디에선가 본 듯한 전경이 눈 앞에 펼쳐 졌으니.....

출근길의 포근함은 이내 불안과 불편, 고통의 시간으로 바뀐다. 출근을 걸어서 하던 차라 평소와 특별하게 달라진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다. 단지 눈이 와서 길이 조금 불편하였으나, 오히려 쌓인 눈은 얼어붙은 길보다는 덜 미끄러워 내가 다니는 출근길은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출근길에 보여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보였다. 많이 쌓인 눈을 치우는 사람, 눈을 치우면서 불평하는 사람. 길 위에 나온 차들은 약간의 언덕에도 오르지 못하고 서 있는 모습, 무언가 도와 주고 싶지만 전부들 엄두가 나질 않아서 도와 주지도 못하는 그런 막막한 전경이 보이고 있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출근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길은 평소보다 더 조용한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길에 서있는 차 때문에 평소 같으면 뒤에서 경적 소리가 들리고, 사람에게 쏘아대는 강한 소리가 들렸겠지만 이날은 무언가 달랐다. 너무나 조용하게 그져 그런 광경들이 벌어지고만 있다.

사람들은 평소보다 두꺼운 옷에, 머리를 깊이 누르고 그냥 걷기만 할 뿐이다. 누구에겐가 소리를 지르거나 말하기 조차 귀찮아하는 것 같다.

눈이 내릴 때는 눈이 소음을 흡수하여 주변이 고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눈오는 날은 항상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이라고 표현하지 않던가? 오늘은 그런 눈이 폭설이 되어 내린 날이니 오히려 주변의 소음을 더 많이 흡수하여 거리는 더 조용해진 걸까? 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 마져 들리지 않는 것은 너무나 내린 눈이 사람들의 마음을 누르기 때문에 목소리를 만들어 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목소리는 아래에서 올라오는 호흡을 성대를 떨리게 해서 위로 만들어 나오는 것이지만, 너무나 많은 폭설은 위에서 이런 목소리 내는 과정을 눌러버리는 것은 아닌지....

눈이 많으면 수분이 많아져서 겨울의 건조함을 해결하게 된다. 많은 눈은 겨울의 건조함을 더욱 해결해 주고 있다.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는 건조함이 가장 나쁘다. 이럴때 많은 폭설은 성대를 촉촉히 적셔주는 역할을 하여 주니 얼마나 성대 좋은 영향을 줄 지 생각해 본다.

소음을 흡수하는 고요한 눈은 주변을 조용하게 만드니, 목소리를 높여 크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짓누르는 듯한 많은 눈은 말하는 것 조차 허락하지 않으니 목소리를 내지 않게 만든다.

이날처럼 눈이 많이 내려서 조용한 날은 오히려 목소리에는 더 좋은 효과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인가 오늘은 외래가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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